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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가발,가발매니아

군인들이 즐겨찾는 군인가발사이트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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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쇼핑센터에 위치한 한 가발가게를 찾은 김모 병사는 군인 형편에 꽤 비싼 값을 주고 가발을 샀다. 그는 “휴가 기간 동안 쓸 것”이라며 “(가발을 쓰면)사람들 눈치 안보고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처럼 최근 가발가게를 찾는 군인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는 휴가를 나왔거나 제대를 하고난 직후, 민간인처럼 보이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일명 '군인가발'. 동대문이나 남대문 시장의 가발가게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뉴스미션


군인들 가발수요 크게 늘어

 

동대문과 남대문시장 등의 가발가게에서는 아예 ‘군인가발’을 판다. 군인가발은 군인들이 휴가나 제대 시 자신의 짧은 머리스타일을 보완하기 위해 가발을 찾기 시작하면서 이름 붙여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오프라인 시장을 벗어나 온라인상에서도 나타난다. 인터넷 쇼핑몰에도 군인가발을 파는 사이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손님들이 별로 없어 한산한 평일 낮 시간임에도 동대문의 한 쇼핑센터 6층에 위치한 가발가게에는 1시간 동안 스무 명 안팎의 군인들이 다녀갔다. 그들 대부분은 가발을 구입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그들 중에는 다른 가게와 비교하기 위해서 가격만 물어보고는 그냥 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실제로 가발을 구입한 사람도 꽤 있었다.


동대문에서 가발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종표 씨는 “(군인들이)하루에 최소 20~30명은 기본으로 온다”며 “가발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군인들은 2만~3만원 정도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가발을 선호한다”며 “짧은 머리스타일을 가릴 수 있고 민간인들처럼 보일 수 있는 가발을 많이 찾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얼마 전 제대를 하자마자 가발을 구입한 성모 씨는 “제대를 한 후에도 군인으로 보이는 게 싫다”며 “(머리카락이)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만 가발을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군인으로 보이는게 싫어요”


가발을 구입하는 대부분의 군인들은 민간인처럼 보이고 싶어서라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이는 군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에서 자유롭고 싶은 군인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군인’을 사회와는 분리된, 강인한 남성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성모씨는 “군복을 입고는 다리가 아무리 아파도 버스의 빈 좌석에 앉기가 쉽지 않다”며 “(사회에서는)군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더 많은 것 같아 불편하다”고 조심스럽게 털어놨다.


이는 또한 군대라는 강력한 규제의 틀에서 이탈하여 군인 이전의 평범한 사회인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영선 심리학교수는 “(군인가발은) 군인들이 사회에 나왔을 때 군대의 금기나 제약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하고 싶은 심리를 나타낸다”며 “특히 젊기 때문에 사회의 또래들과 구별되지 않으려는 표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또 다른 이유로 과거보다 가벼워진 이념성을 꼽았다. 과거에는 전쟁과 분단을 겪으며 군인은 스스로를 국가의 안녕을 위한 충성스런 존재로 인식했지만, 현재는 자연재해 시 마을 주민들을 돕는 지역봉사자의 이미지가 언론에 많이 노출되면서 이념과는 거리가 생겼다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가발업계에서는 앞으로도 군인가발의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또한 더 많은 수요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스타일의 가발들을 만들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트렌드정도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장기적인 흐름으로 지속될 것인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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